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독일생활/먹고 사는 이야기

라이프치히 Leipzig 밤 산책. 동화마을. 라틴 클린 푸드.

 매일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한데 또 코로나 걱정에 맘 편히 나가지는 못하겠고......그래서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 일요일 저녁에 밤 산책을 다녀왔어요. 역시나 거리가 텅텅 비어있어 맘편히 다닐 수 있었어요. 

일요일 저녁 텅텅 빈 라이프치히 시내 거리

 백설공주와 헨젤과 그레텔을 집필한 그림 형제(Bruder Grimm) 독일 사람이라 그런지 독일에는 동화를 주제로 한 조형물을 많이 볼 수 있어요.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라이프치히 오페라 하우스 앞에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글뤼바인(Glühwein, 크리스마스에 마시는 따듯한 와인)을 마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을텐데. 올해는 그 자리를 동화마을이 차지했습니다. 여러분은 이 동화들의 제목을 아시나요...? 저는 조형물만 보고는 동화 제목을 알아맞히기가 힘들었어요...

라이프치히 동화마을

 시내를 한 바퀴 돌고 출출해서 술집 거리를 구경갔는데 역시나 고요했습니다. 술집은 모두 문을 닫았고 포장 가능한 식당 앞에는 간간이 사람을 볼 수 있었습니다. 처음보는 라틴 음식점이 생겼길래 야식으로 결정했습니다. 독일에서 제 베프중 한 명이 아르헨티나에서 온 친구라 그 지역 음식이 맛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. 하지만 특정 나라 음식이 아니라 '라틴 음식점'인 것을 봤을 때 의심을 했어야 했습니다. (독일에서 베트남 음식점, 중국 음식점에 가면 맛있지만 '아시아 음식점'에 가면 대체로 맛이 없고 우리가 아는 아시아 음식과 거리가 멉니다.) 천편일률적인 메뉴 사진을 보고 자세히 한 번 읽어봤어야 했는데....

 그 와중에 소고기가 들어가야 맛있다며 제일 비싼 8,50유로(11,500원)짜리 La Pelua를 시켰습니다. 손바닥만한 크기의 음식을 받아 한 입 먹었는데 뭔가 맛이 밍밍하고 이도저도 아닌 이유식같은 느낌이었고 하얀색 도우는 뚝뚝 부러지고 씹히는 식감이 만들다 만 누룽지 같았습니다. 뭔가 이상하다 싶어 메뉴를 꺼내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이곳은 라틴 클린 푸드(Latin Clean Food)를 판매하는 식당이었습니다. 글루텐프리, 무방부제, 무색소, 무조미료, 무 동물성젤라틴 재료만을 사용해 조리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일회용품만 제공한다고 합니다. 아무리 그래도 양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싼 것 같고 지금까지 제가 얼마나 화학조미료에 익숙해져 살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. 고기가 들어갔는데도 먹고나서 입 안이 깔끔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처럼 개운했습니다. 좋은 문화를 경험했고, 다시 사먹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...